에세이
발사대 위의 신들
머큐리, 제미니, 아폴로, 아르테미스. NASA는 어떻게 이름을 붙이며 달에 갔을까
2026년 10월 31일
이 글은 존 선생님이 영어로 쓴 에세이를 한국어로 옮긴 것입니다. 원문 보기(영문) →
1960년, NASA의 엔지니어 에이브 실버스타인은 어느 저녁 집에 돌아와 신화책을 펼쳤습니다. 거기서 미국인을 달에 데려갈 프로그램의 이름을 찾아냈습니다.
실버스타인은 아폴로를 골랐습니다. 머릿속에 그린 아폴로는 전차를 몰고 태양을 가로지르는 신이었고, 그 모습이 “계획 중인 프로그램의 웅대한 규모에 걸맞다”고 보았습니다. NASA가 고대 세계에서 이름을 빌려 온 것은 이때가 처음이 아니었고, 마지막도 아니었습니다.
전령
사람을 우주에 보낸 미국의 첫 프로그램은 머큐리였습니다. 이 이름도 실버스타인이 제안했고, NASA는 1958년 12월에 이를 발표했습니다. 머큐리(메르쿠리우스)는 로마 신화에서 신들의 전령입니다. 날개를 달고 재빠르게, 늘 하늘과 땅 사이를 오갑니다. 한 사람을 위로 올려 보냈다가 무사히 데려오도록 만든 캡슐에 이보다 나은 이름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쌍둥이
다음 프로그램은 한 번에 우주비행사 두 명을 태웠습니다. 1962년 1월, NASA 본부의 알렉스 내기가 제미니라는 이름을 제안했습니다. 라틴어로 쌍둥이라는 뜻입니다. 내기는 쌍둥이자리의 두 별, 카스토르와 폴룩스를 떠올렸습니다. 두 사람이 한 조를 이루는 비행에 어울리는 상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누이
1972년 12월, 달 위를 걸은 마지막 아폴로 승무원들은 아폴로 신의 옆얼굴이 들어간 임무 패치를 달았습니다. 로마 시대 조각상을 본뜬 얼굴이었습니다. 그 뒤 반세기 동안 아무도 달에 다시 가지 않았습니다.
2019년 5월 NASA가 달 복귀를 발표할 때, 짐 브라이든스타인 국장에게는 아폴로를 되풀이하지 않으면서도 아폴로를 잇는 이름이 필요했습니다. 브라이든스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알고 보니 아폴로에게는 쌍둥이 누이 아르테미스가 있었습니다. 마침 달의 여신이기도 하지요.” 오빠가 태양을 맡았다면, 누이는 밤하늘을 맡았습니다. 올해 4월, 아르테미스 II는 우주비행사 네 명을 태우고 달을 돌아 지구로 돌아왔습니다. 1972년 이후 처음으로 달까지 간 승무원이었습니다. 한 가족이 다시 만난 셈입니다.
왜 고대의 이름일까
NASA는 프로그램에 번호를 붙일 수도 있었고, 엔지니어의 이름을 붙일 수도 있었습니다. 실버스타인은 우주선 이름을 아기 이름 짓듯 짓는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아기에게 일련번호를 붙이는 부모는 거의 없습니다. 고대 세계에서 온 이름은, 지금 만들고 있는 것이 어떤 예산보다 오래된 이야기에 속한다고 말해 줍니다. 게다가 이런 이름은 어디서나 통합니다. astronaut(우주비행사)라는 말조차 그리스어에서 왔습니다. 별들 사이를 항해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라틴어와 그리스어가 무슨 쓸모가 있을까 궁금한 학생에게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전합니다. 20세기에 미래를 내다보던 대표적인 기관이 이름을 찾을 때는 자꾸만 과거를 돌아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아무도 해 본 적 없는 일을 시작할 때, 오래 살아남은 이름을 찾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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