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소식
Jihan Lee의 망원경과 만화경
2026년 9월 22일
Jihan Lee
Jihan Lee는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De Bello Gallico)》를 읽으며 꽤 오랫동안, 그 단계의 학생들이 흔히 하는 방식으로 번역했습니다. 한 단어씩 옮기고, 나중에 어순을 다시 맞추고, 뜻이 이상하면 고쳤습니다. 뜻은 대개 이상하게 나왔습니다. 그러다 암비오릭스의 배신을 다룬 대목을 만났습니다. 그 대목에서 Jihan은 라틴어가 장애물 경주라기보다 퍼즐에 가깝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정한 틀이 있고 거의 수학처럼 맞아떨어져서, 한 조각을 알아보면 나머지 모양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Jihan은 한 단어씩 번역하기를 멈추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의 기록은 눈에 띄게 꾸준합니다. 올해 전미 라틴어 시험(National Latin Exam, NLE) 고급 운문(Advanced Poetry) 레벨에서 만점(Perfect Paper)을 받았습니다. 이 시험이 주는 가장 높은 등급입니다. 2025년에는 고급 산문(Advanced Prose) 레벨에서, 2024년에는 초급(Beginning) 레벨에서 금메달을 받았습니다. 2026년 SCRIBO 라틴어 창작 대회에서는 라틴어 단편 Aut Mors aut Mendacium으로 Summa Cum Laude를 받았고, 작품이 출판작으로 뽑혔습니다. 한 해 전에는 같은 대회에서 동상(Bronze Award)을 받았습니다. 전미 라틴어 시험 위원회는 2025년과 2026년, 2년 연속 Jihan을 모린 오도널 장학금(Maureen O’Donnell Scholarship)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보통은 졸업 학년 학생에게 돌아가는 영예입니다. 올해에는 전미 라틴어 우등생 협회(National Latin Honor Society) 회원으로도 선정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마인즈 언더그라운드 에세이 대회(Minds Underground Essay Competition) 고전 부문에서 우수상(High Commendation)을 받았습니다. 올해 이 대회에서 한국 참가자 가운데 입상한 학생은 Jihan 한 명이었습니다. 전미 라틴어 어휘 시험(NLVE)에서는 금메달을 두 번 받았고, NJCL 라틴 리그(Latin League)에서는 한국 대표로 출전해 슈퍼 리저널(Super-Regionals)까지 올라갔습니다.
Jihan의 활약은 라틴어에 머물지 않습니다. 2년 연속 토론 국가대표팀(KWSDC)의 일원으로 한국을 대표했습니다. 긴 라틴어 문장을 끝까지 따라가는 인내심이 토론 연단에서도 쓰임새를 찾은 셈입니다.
이런 사고 습관은 교실 밖으로도 이어졌습니다. Jihan은 Archaeospain 여름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스페인 쿠엥카 근처 풀폰(Pulpon)의 로마 요새 발굴 현장에 참여했습니다. 책에서 읽는 법을 배운 라틴어를 이번에는 돌에 새겨진 글씨로 다시 읽을 수 있었습니다.
Jihan은 라틴어를 망원경이자 만화경이라고 말합니다. 고대의 역사와 철학과 문화를 들여다보는 렌즈이면서, 그 자체로 한참을 들여다볼 만한 경이로움이라는 뜻입니다. 대학에서는 고전학을 전공할 계획입니다.